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고뇌의 반복 : 프란츠의 집필에 대한 딜레마

by makecompetitivepeople 2025. 11. 28.

독일 문학의 대문호 프란츠 카프카 (1883)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는 『변신』, 『심판』, 『성』과 같은 작품을 통해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문장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이 아닌, 자기 내면과의 고통스러운 대화이자, 자의식과의 투쟁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프카가 글쓰기에서 반복을 사용한 이유, 자의식이 문장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그리고 왜 그의 글이 고통스럽고도 매혹적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반복되는 문장, 반복되는 자의식

 카프카의 글을 읽다 보면 의도적으로 반복되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심판』에서는 주인공 요제프 K가 이유도 모른 채 체포되고, 그 이후 일련의 행동들이 마치 꼬리를 무는 순환 구조처럼 이어집니다. 그 속에서 반복되는 생각, 말, 상황 묘사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내면의 자의식이 반복되는 증상처럼 다가옵니다. 이는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불안하고 압박받는 심리 상태의 재현이기도 합니다. 카프카는 마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한 문장 안에 가둬두고 끊임없이 되뇌이며, 그 무게를 독자에게 강요합니다. 이러한 반복은 때로는 이해를 어렵게 만들지만, 동시에 감정의 밀도를 강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그의 문장은 리듬을 가지되, 결코 독자를 편안하게 하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묻고, 또 묻는 문장들. 카프카의 문장 속 반복은 정체성의 불안과 자기 해체의 문학적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던 이유: 죄책감과 구원 욕망

 카프카는 평생 동안 글을 써야만 했지만, 동시에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일기와 편지에서 자주 “나는 써야 한다, 쓰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고백을 남깁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글을 쓰는 자신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비판, 그리고 자기 검열이 존재했습니다. 카프카는 밤에 글을 썼고, 낮에는 법률 관련 직장 생활을 하며 글쓰기를 삶의 틈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살아갔습니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지 이야기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내면의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글쓰기가 그에게 만족을 주기는커녕, 더 큰 죄책감과 고립감을 안겼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나의 자아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러나 도망친 그곳에 나 자신이 있다.” 글쓰기는 결국 카프카에게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자, 벗어날 수 없음에 대한 인정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문장은 늘 고통스럽고 아름답고, 아이러니합니다.

문장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자의식의 무게

 카프카의 글에는 정리되지 않은 감정의 파편, 명확하지 않은 사건, 설명되지 않는 인물의 동기들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그가 철저히 자신을 기준으로 세계를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카프카의 자의식은 때로는 현실보다 더 복잡하고 왜곡된 시선을 만들어냅니다. 『변신』의 그레고르 잠자가 벌레로 변하는 장면 역시, 단지 환상적인 사건이 아니라 “나는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가?”라는 자문에 대한 상징적 대답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그의 문장은 독자에게 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질문을 계속 던지고, 생각하게 만들고, 스스로 해석하게 합니다. 그 과정이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자의식의 무게와 정직함은 분명하게 전달됩니다. 결국 카프카는 문장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기록하고, 존재의 의미를 의심하며, 한 줄을 쓰는 데에도 싸움처럼 버티며 썼습니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마치며

프란츠 카프카는 단지 소설을 쓴 작가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갈가리 찢어 문장으로 남긴 창작자였습니다. 그의 반복은 문학적 장치인 동시에, 심리적 자기 진단이었고, 그의 자의식은 문장의 깊이를 더하는 동시에 독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진실의 거울이었습니다.

오늘 글을 쓰며 자주 멈칫하는 당신에게 카프카는 말합니다. “고통이 있다면, 당신은 쓰고 있는 중이다.”
그 불편함 속에서, 당신만의 문장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